‘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나 받으리라’의 속뜻
이어서, 창 4:15의 또 한 구절 ―
“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나 받으리라”
이 부분의 내적(영적)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 1️⃣ ‘칠 배(sevenfold)’의 성경적 상징
스베덴보리는 Arcana Coelestia에서 일관되게
“칠(7)”은 ‘거룩함’ 혹은 ‘충만함’, 또는 ‘완전한 상태’를 뜻한다고 풀이합니다.
그러나 ‘거룩한 수’가 악과 결합될 때는 반대로
“완전한 악, 충만한 심판”
을 의미하게 됩니다.
따라서 “벌을 칠 배나 받으리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7배의 형벌’을 뜻하기보다,
그 질서(즉, 진리를 왜곡한 상태)에 대한 완전한 결과의 법칙을 말하는 것입니다.
🔶 2️⃣ ‘가인을 죽이는 자’의 상징 — 진리의 왜곡에 다시 폭력을 가하는 자
‘가인을 죽인다’는 건 이미 사랑을 죽이고 진리만 붙잡은 상태(가인)를
더욱 파괴하려 드는 행위를 뜻합니다.
즉, 거짓으로 진리를 공격하고, 교리나 신앙을 완전히 조롱하거나 왜곡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스베덴보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AC 392–394 맥락에서):
“가인을 죽이는 자”는 ‘이미 왜곡된 신앙(가인)’을 더욱 왜곡하여 완전히 파괴하는 자’이며,
그런 자는 스스로 심판의 질서 안에서 7배의 보응 — 즉, 완전한 내적 황폐 — 를 받게 된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가인을 보호하신다’는 건
그를 용서하거나 옹호하신다는 뜻이 아니라,
“진리가 완전히 멸망하지 않도록 주님의 질서가 개입된다”는 뜻이고,
그 질서를 깨뜨리려는 자는 ‘7배의 대가’, 곧 질서 전체의 반작용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 3️⃣ 이 원리를 단순히 풀어보면
상징 의미
| 가인 | 사랑(선) 없이 진리만 가진 신앙, 혹은 교리 중심의 사람 |
| 그를 죽이는 자 | 진리 자체를 조롱하고 왜곡해 없애려는 자 |
| 벌을 칠 배나 | 완전한 결과, 내적 파멸, 질서적 보응 |
| 주님의 의도 | 진리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게 하심 (인류 구속 질서의 보존) |
🔶 4️⃣ 주님이 세우신 ‘보응의 법칙’은 복수가 아니라 질서의 반작용
스베덴보리의 신학에서는,
하나님은 인간을 ‘징벌’로 보응하지 않으시며,
모든 ‘벌’은 **악이 스스로 낳은 결과(결과적 질서의 반작용)**로 나타납니다.
즉, ‘칠 배의 벌’은
하나님이 화내서 7배로 갚으신다는 뜻이 아니라,
거짓과 폭력이 주님의 질서를 거슬러 일으킨 만큼,
그 반작용으로 스스로의 내적 생명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뜻합니다.
이건 마치 중력 법칙처럼,
영적 질서의 법칙이지 ‘감정적 복수’가 아닙니다.
🔶 5️⃣ 교회적 의미 — 왜 이것이 필요했는가?
가인은 사랑이 없는 신앙의 상징입니다.
주님은 그런 상태도 “완전히 없애지 않으신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신앙이라도 남아 있어야 **후대의 교회(셋 계열)**가 거기서 다시 새로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주님은
“사랑이 식은 교회를 즉시 멸하지 않으시고,
진리의 형식만이라도 남겨두셔서,
거기서 다시 사랑이 피어날 수 있게 하신 것”입니다.
그 진리를 더 파괴하려 드는 자는 곧 인류 구원의 기반 자체를 파괴하는 자가 되므로,
그 결과가 “칠 배의 벌”로 표현된 것입니다.
🔶 요약하면
“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 배나 받으리라”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가인을 감싸신다는 뜻이 아니라,
주님의 구속 질서 자체가 진리의 완전한 멸망을 허락하지 않으신다는 선언입니다.
이 구절은 단지 형벌의 경고가 아니라,
“진리와 선의 씨앗을 끝까지 보존하시는 주님의 섭리의 법칙”을 드러내는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