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320, 심화 1, ‘soul’과 ‘spirit’
AC.320.심화
1. ‘soul’과 ‘spirit’
‘soul’과 ‘spirit’의 차이가 뭔가요? 그리고 적절한 우리말 번역은?
AC.320에는 흥미롭게도 ‘soul’과 ‘spirit’이라는 두 단어가 함께 등장합니다. 스베덴보리는 먼저 ‘the life of souls’라고 말한 뒤, 곧바로 ‘that is, of novitiate spirits’라고 덧붙입니다. 이는 두 단어가 서로 전혀 다른 개념이라기보다, 같은 대상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표현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일반적으로 ‘soul’은 사람의 생명이나 존재 자체를 가리키는 보다 포괄적인 표현입니다. 성경의 히브리어 ‘네페쉬’와 헬라어 ‘프쉬케’에 가까운 용법으로, 살아 있는 인간은 물론 죽은 뒤에도 계속 존재하는 사람 자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AC.320의 ‘the life of souls’는 문자 그대로는 ‘영혼들의 삶’이지만, 실제 의미는 ‘사후 인간의 삶’ 또는 ‘죽은 사람들의 삶’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반면 ‘spirit’은 영계에서 실제로 살아가는 영적 인간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스베덴보리는 죽은 뒤의 사람을 매우 자주 ‘spirit’이라고 부르며, 특히 영계의 사회와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는 존재를 말할 때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novitiate spirits’는 ‘영계에 처음 들어온 새 영들’, 곧 신참, 신생 영들을 뜻합니다.
이 때문에 AC.320의 첫 문장은 먼저 가장 넓은 의미의 ‘사후 인간의 삶’을 제시한 뒤, 그것이 곧 ‘영계에 처음 들어온 새 영들의 삶’을 말하는 것이라고 풀어 설명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soul’은 주제를 포괄적으로 제시하는 표현이고, ‘spirit’은 그 주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표현입니다. 따라서 두 단어를 모두 ‘영혼’으로 번역하면 원문의 의도가 흐려지고, 모두 ‘영’으로 번역해도 스베덴보리의 섬세한 표현 차이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한편 스베덴보리의 저작 전체를 살펴보면,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사실 ‘soul’이나 ‘spirit’보다 ‘man’이라는 표현입니다. 특히 ‘천국과 지옥’에서는 사람이 죽은 뒤에도 여전히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설명합니다. 그는 영을 희미한 기운이나 추상적 의식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영은 보고, 듣고, 말하고, 기억하고, 생각하며, 사랑하는 완전한 인간입니다. 그래서 영계에서는 ‘영’이라는 말보다 ‘사람’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본질을 더 잘 나타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AC 번역에서는 ‘soul’은 기본적으로 ‘영혼’으로, ‘spirit’은 ‘영’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일관성이 있습니다. 다만 ‘the life of souls’처럼 ‘영혼’이라는 우리말이 다소 추상적으로 들리는 문맥에서는, 해설을 통해 이것이 곧 ‘사후 인간의 삶’을 뜻한다는 점을 함께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AC.320의 첫 문장은 ‘영혼의 삶, 곧 영계에 처음 들어온 새 영들의 삶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과 관련하여...’라고 번역하는 것이 원문의 의미와 스베덴보리의 의도를 가장 잘 살리는 번역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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