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1
구약의 말씀을 단순히 겉 글자로만 보아서는, 그 안에는 하늘의 깊은 비밀들이 들어 있으며,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나 개별적으로나 주님과 주님의 천국, 교회, 종교적인 믿음, 그리고 그와 연결된 모든 걸 가리킨다는 사실을 누구도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글자 그대로의 의미, 곧 겉 글자만으로는, 그러니까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그저 유대교회의 외적 의식들과 규례들만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실상은 그 말씀 전체 곳곳에는 외적인 것들, 곧 그런 겉 글자 상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어떤 내적인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다만 극히 일부만이 주님에 의해 사도들에게 드러나고 설명되었을 뿐인데요, 예를 들면, 희생 제사들은 주님을 상징하며, 가나안 땅과 예루살렘은 천국을 상징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천국의 가나안’, ‘하늘의 예루살렘’이라 부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낙원도 그렇고요. From the mere letter of the Word of the Old Testament no one would ever discern the fact that this part of the Word contains deep secrets of heaven, and that everything within it both in general and in particular bears reference to the Lord, to his heaven, to the church, to religious belief, and to all things connected therewith; for from the letter or sense of the letter all that anyone can see is that—to speak generally—everything therein has reference merely to the external rites and ordinances of the Jewish church. Yet the truth is that everywhere in that Word there are internal things which never appear at all in the external things except a very few which the Lord revealed and explained to the apostles; such as that the sacrifices signify the Lord; that the land of Canaan and Jerusalem signify heaven—on which account they are called the heavenly Canaan and Jerusalem—and that paradise has a similar signification.
해설
AC.1에서 스베덴보리는 구약 성경을 단지 문자 그대로만 읽을 경우, 그러니까 ‘겉뜻’(external sense, 외적 의미)으로만 읽을 경우, 그 안에 담긴 참된 깊이, 곧 ‘속뜻’(internal sense, 내적 의미, arcana)을 결코 알아볼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문자적 차원에서 구약은 유대 교회의 외적 예식, 율례, 역사, 민족적 규범을 기록한 책처럼 보이며, 독자는 제사 규정, 정결법, 땅의 분배, 전쟁과 포로의 이야기 등 외형적 사건들만을 접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은 성경을 특정 민족의 종교 문서나 고대 역사 기록 정도로 이해하게 되지만, 스베덴보리는 이러한 인식이 말씀의 본질과는 크게 어긋난다고 말합니다. 문자만으로는 말씀의 진짜 목적과 중심을 결코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출발점입니다.
스베덴보리는 구약 성경의 모든 부분에는 ‘천국의 깊은 비밀들’(arcana of heaven)이 숨겨져 있다고 말합니다. 이 비밀들은 단편적이거나 일부 구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말씀 전체와 그 세부 하나하나에까지 질서 있게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 비밀들의 중심 주제는 언제나 주님, 천국, 교회, 신앙, 그리고 인간의 영적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모든 것들입니다. 즉, 말씀은 외적으로는 유대 교회의 역사와 제도를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전 인류를 향한 구원과 영적 생명의 질서를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AC.1에서 중요한 점은, 스베덴보리가 외적 의미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외적 의미가 잘못되었거나 불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외적 의미는 내적 의미를 담는 그릇이며, 내적 의미는 외적 의미 안에 질서 있게 숨겨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외적 의미는 육안으로 보이는 몸과 같고, 내적 의미는 그 안에 깃든 영혼과 같습니다. 따라서 외적 의미만 읽을 때 말씀은 살아있는 힘을 드러내지 않지만, 내적 의미가 열릴 때 동일한 말씀이 곧바로 영적 생명과 빛을 전달하는 살아 있는 말씀이 됩니다.
스베덴보리는 내적 의미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복음서에서 이미 몇 가지 대표적 사례를 직접 밝혀 주셨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구약의 제사 제도는 단순한 종교의식이 아니라 주님 자신을 상징하며, 가나안 땅과 예루살렘은 지리적 장소를 넘어 천국 자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천국의 가나안’, ‘하늘의 예루살렘’이라 불립니다. 또한 에덴동산(낙원)은 최초 인간의 물리적 거처가 아니라, 인간이 주님과 직접 교통하던 천국적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러한 예들은 내적 의미가 실제로 존재하며, 주님 자신이 그것을 증언하셨음을 보여 줍니다.
AC.1에서 스베덴보리는 내적 의미가 인간의 상상이나 철학적 해석이 아니라, 천사들이 실제로 말씀을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합니다. 천사들은 말씀을 문자 그대로 읽지 않으며, 문자 속에 담긴 영적, 천적 의미를 즉각적으로 지각합니다. 그들에게는 제사, 땅, 성읍, 왕, 전쟁 같은 외적 표현들이 곧바로 주님, 선과 진리, 천국의 질서, 영적 싸움과 같은 내적 실재로 인식됩니다. 그러므로 말씀의 참된 의미는 천국의 언어와 구조와 완전히 일치하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주님이 계십니다.
이처럼 AC.1은 단순한 서론이 아니라, ‘Arcana Coelestia’ 전체를 관통하는 해석 원리를 선언하는 문지방과 같습니다. 구약의 모든 말씀은 주님에 관한 말씀이며, 동시에 교회와 인간 각자의 거듭남을 다루는 말씀이라는 점이 여기서 확립됩니다. 독자는 더 이상 성경을 과거의 기록으로만 읽을 수 없게 되며, 말씀을 읽는 매 순간 자신과 주님, 천국과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결국 AC.1은 성경 읽기의 방향을 외적 역사에서 내적 생명으로 전환시키는 출발점이며, 말씀 속에 숨겨진 아르카나가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지금도 반드시 열려야 하는지를 분명히 밝혀 주는 선언문입니다.
AC.2, 서문, '말씀은 그 안에 영적, 천적인 것들이 들어 있다' (AC.1-5)
본문AC.2그러나 기독교 세계는 아직도 말씀의 모든 것, 곧 총체적으로나 개별적으로나, 아니 가장 작은 요소들, 그러니까 가장 미세한 이오타(iota) , 즉 일점일획에 이르기까지 영적이고 천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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