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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27 '맨발의성자' 중 동광원 김금남 언님 관련 이야기

모레, 동광원(남원)방문, 가뵐 김금남언님(노수녀를동광원에서는이렇게지칭)관련, '맨발의성자'중일화입니다.



서리내에서지리산오감산까지는험준한산길로40리길이었다. 어느해추운겨울날, 오감산에서강차남수녀(후에순교함)가기도생활하고있던때다. 서리내에서제자들을데리고고생하고있던이선생이, 어느몹시추운날눈이계속퍼붓는가운데, 강차남수녀가기도하고있는오감산까지가보신다면서길을나섰다. 그해따라눈이어찌도많이내렸는지사람의허리까지쌓이고, 본래인적이끊어진산중길이라온산이하얀눈뿐이지길이라곤안보였다.


이선생이가신다는소리를듣고, 서리내에어머니와함께있던김금남양도, 오감산에서기도하고있는자기이모님을가서만나보고싶은생각이나서이선생을따라가고싶었으나, 워낙이선생이너무도엄격하기때문에말한마디못한채망설이다가, 선생이떠난다음함께있던한자매와함께선생몰래그뒤를따랐다.


눈은계속퍼부어오고길은없는데, 이선생은자기뒤에서여자들이따라오는줄을아는지모르는지한번도뒤를돌아보지도않고두손으로눈길을헤치면서, 미끄러운오감산길을향해걸어가고있었다. 김금남양은가슴을두근거리면서선생을부르지도못하고말도못하면서, 눈길을선생이앞에서밟고간자국을꼭꼭밟으면서뒤를땄다.


40리지리산산중길, 눈은멎지않고두발은얼어붙고, 선생의허락도없이뒤따라나섰는데, 혹시나중도에서선생이돌아다보며, '썩되돌아가!'하고책망하지나않을지, 마음은두근거리면서도그냥계속따라갔다.


지리산오감산에서기도하던강차남수녀는, 그날따라어쩐지마음에느낌이오기를, 이현필선생이오실것같은예감이들었다. 그래서팥을끓여두고기다리고있는데, 아닌게아니라그험한눈길을헤치면서이선생이거기까지찾아온것이다. 뒤이어자기조카김금남양과또다른한자매까지도눈을털며들어서는것이아닌가! 40리눈속을헤치고온세사람의옷깃에는고드름이주렁주렁달렸고, 발은얼어저리고발톱이뺘져오는듯했다.


영원히뒤돌아볼줄모르던돌부처같던이현필선생도, 그제야새파랗게꽁꽁언얼굴을펴며, 뒤따라온두제자를보고웃었다. 이리하여사방몇십리, 흰눈에덮여인적이끊어진지리산속오감산기도초막단칸방에는, 한남자와세여인이모여감격의노래를불렀다.


갈보리산에서십자가를지시고

예수는그귀하신보배피를흘리사

구원받을참길을열어놓으셨느니라

갈보리십자가는저를위함이요

아아, 십자가, 아아, 십자가

갈보리십자가는저를위함이요


대지리산줄기찬봉우리봉우리마다, 가득히하얀눈에덮여정화(淨化)된영산(靈山)설경(雪景)속에서, 그보다더심령과육신의순결을수도하기위해, 세상도, 청춘도모두바친이들거룩한남녀, 좀체로감격하지않는이현필선생도, 이노래를부르면서두눈에서는눈물을물같이흘리면서통곡했다.


'아, 십자가! 십자가의길뿐이다!'


이현필선생은, 눈물에젖어이노래를부르면서, 옛날복음을전하러다니던모리후지라는여자의이야기를들려주었다. 한마리양의영혼을건지기위해, 그가산을넘고찾아다니던이야기였다.


이렇게눈물속에갈보리의노래를부르는사이, 오감산의밤은닥쳐왔다. 그웅장한만산(萬山)이눈에덮인채무서운침묵에잠긴겨울저녁, 단칸방초막집에서아무리순결을지키려수도하는이들인들, 젊은남자하나에여자셋이그밤을지내야겠는데, 어떻게하면좋은가! 그러나남녀유별이너무도엄격한이현필선생은, 앉아도이마가서로닿을좁은방에서무리하게여자들과함께머물려하지않았다. 자매들은선생에게, 자기네가밖에서서밤을지낼터이니, 선생은방에서꽁꽁언몸을쉬고가시라고사정사정을해도막무가내였다. 그렇게만류하는그들을작별하고, 그날밤눈보라의지리산비탈길을헤치며떠나갔다. 자매들은거기서쉬도록하고...



모레, 여기나오는, 김금남언님을보러갑니다. 할렐루야!

Posted by bygrace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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