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하지만, ‘오직 믿음’의 교리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후 어떻게 될까?

 

 

이 질문은 제가 스베덴보리를 접한 후, 그 전반적인 걸 어느 정도 알게 되면서부터, 그러니까 지난 한 4, 5년 동안 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그래서 늘 개운치가 않았던 질문입니다. 스베덴보리의 모든 기록은, 어떻게 보면 결국 이 ‘오직 믿음’의 교리로 사는 삶에 대한 대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며, 저의 오랜, 지난날 개신교인으로서의 삶 동안 혈육과 친구, 지인들의 거의 백 프로가 모두 위 제목에 해당하는 분들이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스베덴보리를 통해 알리신 모든 계시의 결론은, 천국은 ‘오직 믿음’으로 가는 게 아닌, 각 사람의 내면, 곧 그의 속 사람의 상태가 천국을 받을 수 있는 상태여야 갈 수 있는,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는 사람은 자기가 고백하는 신앙을 삶과 생활 가운데 실천하기 때문에, 당연히 천국에 합당한 속 사람의 상태가 되며, 그러므로 그는 천국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현 개신교, 그리고 기독교인 중에서 비록 ‘오직 믿음’의 교리 가운데 있지만, 그러나 실제로는 삶과 생활, 일상 가운데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그의 선한 삶으로만 보면 그가 스베덴보리를 통한 주님의 새로운 계시의 사람인지, 아니면 ‘오직 믿음’의 사람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후덕하고 선량하다가도, 이 오직 믿음 교리 얘기만 나오면 갑자기 태도가 돌변, 표정이 굳어지는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저는 지난 수년간 스베덴보리 저, ‘천국과 지옥’(Heaven and Hell) 및 ‘천계비의’(天界秘義, Arcana Coelestia, 창세기, 출애굽기 속뜻 주석, 마지막 글 번호는 10837)를 가급적 쉬운 우리말로 번역하고자 애쓰고 있는데, 최근 이에 대한 무슨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어 이렇게 나름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 ‘실마리’라 함은 다름 아닌, ‘황폐함의 과정’ 또는 ‘황폐해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영어로는 Vastations라는 과정을 말하며, 다음은 이와 관련된 요약들과 해당 글 번호들입니다. 해당 글은 위 ‘천계비의’, 즉 라틴어 Arcana Coelestia의 글 번호를 말합니다. 혹시 아래 해당 번호의 글들 또한 읽어 보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글을 열어 거기서 해당 pdf들을 다운받으셔서 보시기 바랍니다. 이 pdf들은 영어입니다.

 

 

스베덴보리의 저서들(Writings)

다음은 스베덴보리의 저서목록(Writings)입니다. 인류사에 존재했던 사람 중 가장 지능이 높은 사람으로 기네스 북에는 밀턴, 괴테 그리고 스베덴보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마 생전에 가장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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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세에는 황폐함의 과정이라는 게 있는데, 그러니까 생을 마감하고 내세에 들어가는 사람들한테 일어나는 것이다 (AC.698, 7122, 7474, 9763). Vastations are effected in the other life, that is, those that pass into the other life from the world are vastated (n. 698, 7122, 7474, 9763).

 

선한 사람들은 거짓에 대해 황폐화가 일어나고, 반면 악인들은 진리에 대해 황폐화가 일어난다 (AC.7474, 7541, 7542). The well-disposed are vastated in respect to falsities, while the evil are vastated in respect to truths (n. 7474, 7541, 7542).

 

선한 사람들이 겪는 황폐함의 과정은 지상과 세상에 속한 것들을 벗어버리는 과정인데, 이것들은 세상에 살 동안 함께했던 것들이다 (AC.7186, 9763). The well-disposed undergo vastations that they also may be divested of what pertains to the earth and the world, which they had contracted while living in the world (n. 7186, 9763).

 

또한 악과 거짓의 제거, 그리고 그렇게 해서 주님한테서 나오는 천국 선과 진리의 유입을 위한 여지, 그리고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AC.7122, 9330). Also that evils and falsities may be removed, and thus there may be room for the influx of goods and truths out of heaven from the Lord, and ability to accept these (n. 7122, 9330).

 

천국으로 올라가는 것은 그런 것들이 제거될 때까지는 불가능한데, 그 이유는 그것들은 천국에 있는 것들을 방해하고, 그들과 조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AC.6928, 7122, 7186, 7541, 7542, 9763). Elevation into heaven is impossible until such things have been removed, because they obstruct heavenly things and are not in harmony with them (n. 6928, 7122, 7186, 7541, 7542, 9763).

 

천국으로 올려지는 사람들은 그래서 미리 준비된다 (AC.4728, 7090). Those who are to be raised up into heaven are thus prepared for it (n. 4728, 7090).

 

준비도 되기 전, 천국에 들어가는 건 위험하다 (AC.537, 538). It is dangerous to come into heaven before being prepared (n. 537, 538).

 

황폐함의 과정을 마치고, 천국으로 올려진 사람들의 내적 밝아짐과 기쁨의 상태, 그리고 그들을 맞이하는 리셉션에 관하여 (AC.2699, 2701, 2704) The state of enlightenment and the joy of those who come out of vastation and are raised up into heaven, and their reception there (n. 2699, 2701, 2704).

 

이들 황폐함의 과정이 진행되는 지역을 가리켜 낮은 땅이라고 한다 (AC.4728, 7090). The region where those vastations are effected is called the lower earth (n. 4728, 7090).

 

그 지역은 지옥들로 빙 둘러싸인 발바닥 아래이다. 그곳에 대한 설명(AC.4940–4951, 7090)과 그곳을 경험한 이야기(AC.699) That region is under the soles of the feet surrounded by the hells; its nature described (n. 4940–4951, 7090); from experience (n. 699).

 

그 무엇보다 훨씬 더 감염되게 하고, 황폐하게 하는 지옥들이란 무엇인가 (AC.7317, 7502, 7545) What the hells are which more than others infest and vastate (n. 7317, 7502, 7545).

 

선한 사람들을 감염시켜 황폐하게 한 사람들은 나중에는 그들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들을 피하며, 그들로부터 돌아선다 (AC.7768). Those that have infested and vastated the well-disposed are afterwards afraid of them, shun them, and turn away from them (n. 7768).

 

이들 감염과 황폐함의 과정은 악과 거짓의, 들러붙은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되며, 그들의 질과 양에 따라 계속된다 (AC.1106–1113). These infestations and vastations are effected in different ways in accordance with the adhesion of evils and falsities, and they continue in accordance with their quality and quantity (n. 1106–1113).

 

일부는 이 황폐함의 과정을 진심으로 기꺼이 원한다 (AC.1107). Some are quite willing to be vastated (n. 1107).

 

일부는 두려워하면서 이 과정을 밟는다 (AC.4942). Some are vastated by fears (n. 4942).

 

일부는 세상에서 행한 악과 세상에서 한 거짓된 생각들로 감염되어 있다. 그들은 이 악과 거짓 때문에 근심하고 양심의 큰 고통을 겪는다 (AC.1106). Some by being infested with the evils they have done in the world, and with the falsities they have thought in the world, from which they have anxieties and pangs of conscience (n. 1106).

 

일부는 진리 알기를 간절히 원하는 가운데 영적 감금 상태에 있는, 그런 식으로 이 과정을 지나는데, 이 상태는 진리에 관한 무지와 진리를 차단하는 상태다 (AC.1109, 2694). Some by spiritual captivity, which is ignorance of truth and interception of truth, combined with a longing to know truths (n. 1109, 2694).

 

일부는 잠드는 식으로, 일부는 깨어 있음과 잠이 든, 그 중간 상태에 있는 식으로 (AC.1108) Some by sleep; some by a middle state between wakefulness and sleep (n. 1108).

 

자기가 한 일을 공으로 여긴 사람들한테는 자신들이 마치 장작을 패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AC.1110). Those that have placed merit in works seem to themselves to be cutting wood (n. 1110).

 

다른 이들은 다른 방식으로, 엄청한 다양함으로 (AC.699) Others in other ways, with great variety (n. 699).

 

 

그러니까 간단히(?) 정리하면,

 

1. 이 황폐함의 과정은 천국 갈 사람한테도, 지옥 갈 사람한테도 공평하게 일어난다. 다만 전자한테는 악과 거짓 등 천국에 갖고 갈 수 없는 것들을, 후자한테는 선과 진리 등 지옥에는 갖고 갈 수 없는 것들을 떼어내는 과정이다.

 

2. 이 과정은 그 확신한 정도에 따라 매우 혹독하고 오래 걸리거나 그냥 슬쩍 금방 지나가기도 한다. 즉 가령, ‘오직 믿음’의 교리를 가르치는 교회를 다녔어도 그것보다는 일상 가운데 오직 주님 사랑, 이웃 사랑에 힘쓴 사람은 이 과정이 가볍게 지나간다. 그에게는 떼어낼 게 별로 없어서다. 그러니까 생전에 어쩔 수 없이 ‘오직 믿음’의 교리를 가르치는 교회에 속하여 신앙생활을 하였어도 그런 교리보다는 주님을 향한 사랑과 애정, 그리고 이로 말미암은 참된 신앙으로 이웃 사랑에 힘쓰며 산 사람은 이런 잠깐의 준비 과정, 곧 천국 생활을 위해 깨끗하게 하는 과정을 밟은 후, 천국으로 올라간다.

 

3. 당연한 결론이지만, ‘오직 믿음’의 교리를 크게 확신, 비록 목숨을 걸었어도 실제 그의 삶이 천국에 부합하지 않으면, 즉 그의 속 사람의 상태가 천국을 받을 수 없는 상태이면 그는 천국에 올라갈 수 없다. 그리고 역시 당연한 결론인데, 사람이 이런 상태가 되는 건 그가 겉 보기에 무슨 영향력 있는 삶을 살았든 그 숨은 동기, 심지어 본인조차 몰랐던 그 진짜 동기가 바로 자기 사랑, 세상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 스베덴보리는 주님의 허락으로 영계에서 마틴 루터를 만나 그와 오랜 시간,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특히 이 주제, 오직 믿음’의 교리와 관련, 왜 이런 교리를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그의 대답은, 자기가 이 아이디어를 교리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자 천사들이 그런 짓을 하지 말라 계속 권했지만, 그 당시 이런 교리 없이는 카톨릭으로부터 떨어져 나올 수가 없어서 부득이 계속 강행하게 되었다고 하더랍니다. 루터 관련, 좀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796. Ⅰ. 영계에서 만난 루터 · 멜랑크톤 · 칼빈 - 참된 기독교 - 새교회

나는 자주 기독교의 이 세 지도적 개혁자들과 대화를 했으며, 그들의 오늘날까지의 생활에서 모든 것들을 배웠다.   루 터(Luther)   그는 영계에 처음 들어오면서부터 자기의 독단교리의 극렬한

www.newchurch.or.kr

 

4. 참고로, 위 ‘낮은 땅’이라는, 이 황폐함의 과정이 진행되는 곳은 지옥에 인접한 곳으로, 특히 발바닥 아래’ 같은 표현은 천국 전체가 사람 모습이라는 배경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책 ‘천국과 지옥’ 8장, ‘천국 전체는 사람의 형상을 이룬다’(All Heaven in the Aggregate Reflects a Single Man)와 57장, ‘주님은 아무도 지옥에 보내지 않으신다. 영이 스스로 몸을 던지는 것이’(The Lord Casts No One into Hell; This Is Done by the Spirit)를 읽어 보시기 바란다.

천국과지옥.1.8.59-67.'천국 전체는 사람의 형상을 이룬다'.scan.pdf
0.33MB
천국과지옥.3.57.545-550.'주님은 아무도 지옥에 보내지 않으신다'.scan.pdf
0.31MB

 

등입니다.

 

자신의 신앙생활이 태생적으로 온통 이런 환경이었으면, 무슨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기도 합니다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 너무 교리, 교리 하지 않으시는 것이 나중을 생각하면 보다 나으실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신앙생활을 교리보다는 실천에 더 집중하시라는 말씀입니다.

 

결론입니다. 저는 사람의 사후, 그가 선한 삶을 살았으면, 즉 선과 사랑, 애정과 신앙의 삶을 살았으면, 비록 그에게 생전에 의도치 않게 덕지덕지 붙어 떼어내야 할 신앙적 오류들이 좀 있더라도 그런 걸 끝까지 떼어내시고, 순도 100 프로의 사람으로 만들어 천국에 올리시는 주님의 사랑과 섭리를 깨닫고는, 이제는 제 주변, 제 혈육이 비록 이 새로운 계시에 대해 시큰둥해하거나 적의를 드러내며 저를 멀리한다 하여도 전처럼 힘들어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가 사후엔 좀 더 힘든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 안타깝지만, 그러나 그가 선한 삶을 살았으면 그는 결국 천국으로 올려진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오직 믿음’의 신앙을 자랑스럽게 힘써 고백하더라도 실제 그 삶이, 그리고 그 하는 모든 행위의 숨은 동기가 자기 사랑, 세상 사랑이었던 사람들은 그가 겉보기에 아무리 그럴듯한 신앙인이었어도 사후 그는 천국에 올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천국은 그런 사람들의 나라가 아닌, 오직 주님 사랑, 이웃 사랑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60여 년, 저 역시 이 오직 믿음’의 신앙생활을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던 사람으로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생각해 보면, 그러므로 저희 부모님을 비롯, 장인, 장모 네 분 모두 천국 가셨음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네 분 모두 정말 선한 삶들을 사셨기 때문입니다.

 

부디 오늘 이글이 유익, 도움 되셨기를 바라며, 그 결과 주변 나와 생각이 다른 신앙의 지인들이 혹 계시더라도 전과 달리 넉넉한 심령, 후덕하심과 여유로우심으로 대하실 수 있기를 권합니다. 타교단과 교파, 심지어는 타종교에 속한 분들까지도 말입니다. 사람의 사후, 주님은 오직 그의 안에 천국에 합당한 주님의 신성이 깃들어 있나만 보십니다. 나머지 그가 개신교냐, 카톨릭이냐, 심지어 무슨 이런 저런 타종교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주님에게는 다 계획이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bygrace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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