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은 스베덴보리를 이해할 때 매우 핵심적인 질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계를 보았다’는 말을 들으면 보통 두 가지를 떠올립니다. 하나는 꿈이나 환상 같은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일종의 신비 체험입니다. 그러나 스베덴보리가 설명하는 방식은 그 둘과 조금 다릅니다. 그는 영계를 ‘상상 속에서 본 것’이 아니라 ‘감각이 열려 실제 세계처럼 인식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먼저 스베덴보리가 말하는 인간의 감각 구조부터 이해하면 좋습니다. 그는 인간에게 두 가지 인식 차원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자연적 감각입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느끼는 감각입니다. 다른 하나는 영적 감각입니다. 이 감각은 평소에는 닫혀 있지만, 영계와 연결될 때 작동하는 감각입니다. 그는 인간이 본래 이 두 차원과 연결된 존재라고 보았습니다.

 

스베덴보리의 설명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은 이 두 세계 가운데 자연계만 인식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눈앞에 있는 물질계만 실제라고 느낍니다. 그러나 영계 역시 실제로 존재하며, 인간은 본래 그 세계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만 그 연결이 평소에는 의식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뿐입니다.

 

그가 말하는 ‘영적 감각이 열린다’는 것은 바로 이 두 번째 감각이 의식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상상이나 꿈이 아니라, 또 하나의 감각 영역이 열리는 것입니다. 스베덴보리는 자신이 영계를 볼 때도 몸은 그대로 자연계에 있었고, 동시에 영계의 존재들을 보고 들을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이것을 ‘두 세계에 동시에 깨어 있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스베덴보리가 영계를 물질계보다 덜 실제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는 영계가 더 근본적인 세계라고 설명합니다. 자연계는 그 세계의 표현이거나 결과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천사나 영들을 보았을 때 그것을 흐릿한 환영처럼 본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것처럼 분명하게 보았다고 기록합니다.

 

그의 여러 저작들, 특히 ‘Heaven and Hell’에서는 이 점을 여러 번 강조합니다. 그는 천사들과 대화했고, 그들의 사회와 생활을 관찰했으며, 인간이 죽은 후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도 보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을 신비 체험처럼 묘사하지 않고, 관찰 보고처럼 매우 차분하게 기록합니다. 마치 새로운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와 그 나라의 문화와 제도를 설명하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스베덴보리가 말하는 영적 감각은 사실 우리가 완전히 낯선 개념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꿈을 꿀 때, 꿈속에서는 눈을 감고 있어도 장면을 보고 사람들과 이야기합니다. 물론 꿈은 무의식의 활동이지만, 그것은 인간에게 눈, 귀와는 다른, 또 하나의 인식 방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스베덴보리는 영적 감각을 꿈과 동일시하지는 않았지만, 인간에게 자연 감각 외의 다른 인식 능력이 있다는 점을 설명할 때, 이런 비유가 도움이 됩니다.

 

또 다른 비유를 들어 보겠습니다. 라디오를 생각해 보십시오. 공기 속에는 많은 전파가 있지만, 라디오 수신기가 켜지기 전까지 우리는 아무것도 듣지 못합니다. 수신기가 맞춰지면 갑자기 소리가 들립니다. 전파가 그 순간에 생긴 것이 아니라, 원래 존재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감지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스베덴보리는 인간의 의식도 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합니다. 영계는 항상 존재하지만, 우리의 의식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세계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세계를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허락입니다. 그는 반복해서 ‘주님의 신적 자비로 눈이 열렸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자신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떤 목적을 위해 잠시 허락된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이 점은 스베덴보리의 태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나처럼 영계를 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인간의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은 영계를 보는 능력이 아니라, 진리와 선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합니다. 영계를 보는 것은 특별한 사명과 관련된 일이지만, 모든 사람이 살아가야 할 길은 선과 진리를 선택하는 삶이라고 말합니다.

 

정리하면 스베덴보리가 말하는 ‘영적 감각이 열린다’는 것은 꿈이나 환상이 아니라, 인간에게 잠재해 있던 또 하나의 인식 차원이 의식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는 자연계와 영계를 동시에 인식하는 상태에서 살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 경험 자체보다, 그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질서와 진리를 설명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스베덴보리의 저작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그가 무엇을 보았는가’보다 ‘그가 무엇을 이해하고 설명하려 했는가’입니다. 그의 목적은 신비 체험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신앙, 그리고 성경의 의미를 더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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