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201.심화
4. ‘창1-11은 교회 이야기?’
그렇다면... 창세기, 특히 1-11 내용을 인류 전체에게 적용하는 건 좀 무리가 있겠네요. ‘교회’를 향한 말씀이니까요!
네, 바로 그 점이 스베덴보리의 창세기 해석에서 매우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보통 우리는 창세기 1-11장을 읽을 때 무의식적으로 ‘인류 전체의 역사’로 읽습니다. 그래서 아담은 인류 최초의 개인, 에덴은 인류 최초의 거주지, 가인은 인류 최초의 살인자, 노아 홍수는 인류 전체의 역사적 사건으로 이해합니다. 물론 문자적으로 읽으면 자연스러운 접근입니다.
그러나 스베덴보리는 훨씬 다른 관점에서 읽습니다. 그에게 창세기 1-11장은 무엇보다 ‘교회의 역사’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주님과 연결되어 있던 교회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쇠퇴하고, 어떻게 무너지고, 어떻게 다시 보존되는지를 보여 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아담은 단순히 한 개인이 아니라 태고교회를 의미하고, 가인은 태고교회 안에서 신앙이 사랑으로부터 분리되기 시작한 상태를 의미하며, 노아는 홍수 이후 보존된 새로운 교회를 의미합니다. 중심은 언제나 인류 전체가 아니라 ‘교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사님 말씀처럼 창1-11을 곧바로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은 스베덴보리의 해석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AC를 읽어보면, 스베덴보리는 반복해서 ‘교회’에 초점을 맞춥니다. 왜냐하면 말씀은 주님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는 책이며, 그 관계가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곳이 바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를 덧붙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창1-11이 교회 사람들에게만 해당되고, 나머지 인류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스베덴보리에게 ‘교회’는 언제나 인류 전체를 위한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태고교회는 당시 모든 인류가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교회를 통해 천국과 인간 세계가 연결되었고, 그 결과 교회 밖 사람들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습니다. 마치 심장이 몸 전체는 아니지만, 몸 전체에 생명을 공급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창1-11은 직접적으로는 교회의 역사이지만, 간접적으로는 인류 전체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상태가 결국 인류 전체의 영적 상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스베덴보리가 창1-11을 해석할 때 ‘교회의 역사’로만 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개인의 영적 역사’로도 읽습니다. 예를 들어, 아담의 창조는 한 사람 안에서 새로운 영적 생명이 시작되는 과정이기도 하고, 선악과 사건은 우리 각자가 자기 own을 사랑하기 시작하는 과정이기도 하며, 홍수는 우리 안에서 거짓과 악이 범람하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창1-11은 세 겹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교회의 역사입니다. 둘째는 한 인간의 영적 역사입니다. 셋째는 천국과 인간 사이의 보편적 영적 원리입니다.
따라서 목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스베덴보리의 관점에서는 창1-11을 곧바로 ‘인류 전체의 외적 역사’로 읽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그 중심은 교회의 역사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교회의 역사는 우리 각자의 영혼 안에서도 반복되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는 결국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말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베덴보리라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창1-11은 ‘모든 사람이 무엇을 했는가’를 기록한 책이 아니라, ‘주님과 연결된 인간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를 기록한 책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교회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우리 각자의 영적 역사이기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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