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셉션(perception)을 사모해야 하는 이유 (2025/9/23)

 

모세는 모세오경을 어떻게 기록했을까요? 그 긴 내용, 특히 레위기는 그 자세한 묘사와 구체적 상황에 있어 거의 하이라이트인데... 그 길고 자세한 내용을 녹음기도 없던 시절, 어떻게 다 기억하고 기록했을까요? 지금처럼 메모를 위한 간편한 필기도구가 있던 시절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모세는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억력 천재였을까요? 요셉은, 다니엘은 어떻게 그 은밀한 꿈을 듣거나 듣지도 않고 풀 수 있었을까요? 또한 다음 요한복음 말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 (14:26)

 

하나 더 있는데요, 저는 주님이 스베덴보리를 통해 남기신 ‘아르카나 코엘레스티아(Arcana Coelestia, 창, 출 속뜻 주석, 1749-1756, 라틴, 총 10,837개의 글)를 지금 8년째 읽고, 번역 및 블로그에 올리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주석은 총 10,837개의 글로 된 대 저작입니다. 제가 정말 놀라고 또 놀라는 것은, 글의 내용상 어떤 보충 설명이 필요할 때 이를 위해 해당 부분에 괄호가 등장하고 그 안에 해당 글 번호들이 주욱 나열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말입니다.

 

말씀은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나 속뜻, 즉 영적인 뜻이 있다 (AC.1143, 1984, 2135, 2333, 2395, 2495, 4442, 9048, 9063, 9086).

 

즉, 저 글들을 더 참고하면 더욱 깊고 풍성한 이해를 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런 걸 할 수 있으려면 저 10,837개의 글의 무슨 키워드들을 다 메모하고 있거나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건데... 컴퓨터도 없던 시절, 그래서 지금처럼 ‘검색’이란 걸 할 수도 없던 시절임을 감안하면, 그리고 그가 거의 매일 영계를 다녀오느라 많은 시간을 써야만 했다는 사실 또한 감안하면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스베덴보리는 세계 3대 천재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이게 과연 머리만 좋다고 가능한 일일까요?

 

저는 이 모든 것이 다 퍼셉션으로 말미암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사람은 사후 영계에서 처음 눈을 뜬다고 바로 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영계에 충만한 이 퍼셉션을 지각하게 됨으로써 비로소 영이 되는 것인데, 그래서 사람이 영계에서 처음 눈을 뜰 때, 돕는 천사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바로 그의 눈을 열어 천국의 빛, 곧 이 퍼셉션을 받아들일 수 있게 준비시키는 일이라고 합니다. 영계에서는 어떤 궁금한 일이 생기면 바로 어떤 답을 내적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퍼셉션, 곧 지각을 하는 것이지요. 어떤 궁금한 걸 알기 위해 무슨 도서관을 찾거나 뭘 검색하거나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창세기 2장 에덴동산에 나오는 나무들이 표상하는 바가 바로 이 퍼셉션입니다. 그래서 거기 나오는 ‘나무를 먹는다’는 표현은 관련 퍼셉션이 시작되는, 즉 관련 퍼셉션으로 살아가는 걸 말하는 것이지요. 즉 천적 인간에게 주시는 천적 능력인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땅에서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시니 동산 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있더라 (2:9)

 

세상 지식의 섭취 역시 중요하지만, 영원한 운명을 결정하며, 속 사람의 지혜와 지성, 이성과 지식에 천적 생명을 불어넣는 퍼셉션의 추구는 그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영적 능력, 역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래 회막 기구를 만들게 하신 브살렐과 오홀리압처럼 말입니다.  

 

1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내가 유다 지파 훌의 손자요 우리의 아들인 브살렐을 지명하여 부르고 3하나님의 영을 그에게 충만하게 하여 지혜와 총명과 지식과 여러 가지 재주로 4정교한 일을 연구하여 금과 은과 놋으로 만들게 하며 5보석을 깎아 물리며 여러 가지 기술로 나무를 새겨 만들게 하리라 6내가 또 단 지파 아히사막의 아들 오홀리압을 세워 그와 함께하게 하며 지혜로운 마음이 있는 모든 자에게 내가 지혜를 주어 그들이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을 다 만들게 할지니 7곧 회막과 증거궤와 그 위의 속죄소와 회막의 모든 기구와 8상과 그 기구와 순금 등잔대와 그 모든 기구와 분향단과 9번제단과 그 모든 기구와 물두멍과 그 받침과 10제사직을 행할 때에 입는 정교하게 짠 의복 곧 제사장 아론의 성의와 그의 아들들의 옷과 11관유와 성소의 향기로운 향이라 무릇 내가 네게 명령한 대로 그들이 만들지니라 (31:1-11)

 

1브살렐과 오홀리압과 및 마음이 지혜로운 사람 곧 여호와께서 지혜와 총명을 부으사 성소에 쓸 모든 일을 할 줄 알게 하신 자들은 모두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할 것이니라 2모세가 브살렐과 오홀리압과 및 마음이 지혜로운 사람 곧 그 마음에 여호와께로부터 지혜를 얻고 와서 그 일을 하려고 마음에 원하는 모든 자를 부르매 (36:1, 2)

 

이들은 단순히 일만 잘하는 장인이었던 게 아니라 회막 각 기구에 담긴 속뜻, 곧 아르카나를 깊이 알았던 사람들이었는데요, 우리도 세상 살면서 익힌 여러 전문 기술이 기름 부음을 받아 거기 담긴 상응 비밀을 아는 전문가들이 되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주님께 상달될 수 있는 그런 쓰임새의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지금 내 삶의 현장에서 살아있는 예배, 산 제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12:1)

Posted by bygrace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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