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213.심화
4. ‘겔23:29’
그들이 너를 벌거벗은 몸으로 두어서 네 벗은 몸을 드러낼 것이라 (겔23:29) They shall leave her naked and bare, and the nakedness shall be uncovered (Ezek. 23:29).
이 구절을 AC.213에서 인용하는 이유 역시, 말씀에서 ‘벌거벗음’(nakedness)이 단순한 육체적 상태가 아니라 선과 진리를 상실한 영적 상태, 곧 타락한 교회의 수치와 악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위해서입니다.
에스겔 23장은 오홀라와 오홀리바라는 두 여인을 통해 이스라엘과 유다의 영적 음행, 곧 진리를 버리고 거짓과 우상을 받아들인 상태를 묘사합니다. 따라서 여기서 ‘벌거벗음이 드러난다’는 것은 단순히 신체가 노출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들이 감추고 있던 영적 실상이 드러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베덴보리의 관점에서 보면, 순진무구함 가운데 있는 사람은 벌거벗었어도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창2:25가 바로 그런 상태입니다. 그러나 순진무구함을 잃고 악과 거짓 가운데 들어가면 벌거벗음은 곧 수치가 됩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감추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창3:7에서는 무화과 나뭇잎으로 자신을 가리게 되고, 에스겔 23장에서는 그 감추어진 상태가 폭로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특히 ‘벌거벗은 몸으로 두어서 네 벗은 몸을 드러낼 것이라’는 표현은, 인간이 외적으로는 경건과 신앙을 가장하고 있을 수 있으나, 결국 내면의 사랑과 의도가 드러난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영계에서는 사람의 내면이 감추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스베덴보리가 여러 저작에서 설명하듯, 사후에는 각 사람이 실제로 사랑한 것이 겉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 점에서 에스겔 23장의 벌거벗음은 단순히 ‘선과 진리가 없는 상태’만이 아니라, ‘그 상태가 드러나는 것’을 강조합니다. 악과 거짓이 숨겨져 있을 때는 사람 스스로도 자신을 속일 수 있지만, 벌거벗음이 드러나면 더 이상 숨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영적 심판과도 관련된 표현입니다.
AC.213의 문맥에서는 바로 이 의미가 중요합니다. 창3:7에서 아담과 하와는 자신들이 벌거벗은 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에스겔 23장에서는 그 상태가 외적으로도 드러납니다. 따라서 이 구절은 ‘벌거벗음’이 영적 수치와 악의 상징이라는 사실을 더욱 강하게 보여 주는 예로 사용됩니다.
결국 AC.213에서 겔23:29를 인용하는 이유는, 벌거벗음이 단순한 신체적 노출이 아니라 선과 진리의 상실, 그리고 그로 인한 영적 수치가 드러나는 상태를 의미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입니다. 창2의 벌거벗음이 순진무구함의 상징이었다면, 에스겔 23장의 벌거벗음은 순진무구함을 잃은 교회의 참모습이 드러난 상태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베덴보리는 이 구절을 통해 ‘벌거벗음’이 말씀에서 어떻게 반대 의미로 사용되는지를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AC.213, 심화 5, ‘계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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