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것의 가치

 

몇 년 전 태국의 한 이동통신 회사의 3분짜리 TV 광고 동영상이 전 세계의 네티즌을 울리며 SNS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세 장면으로 요약됩니다.

 

시장 골목에서 한 약국의 주인아주머니는 예닐곱 살로 보이는 까까머리 소년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호되게 야단을 치고 있습니다.

 

"이리 나와! 이 도둑놈아! 도대체 뭘 훔친 거야?" 고개를 푹 숙인 소년은 그렁그렁 눈물 어린 목소리로 "어머니에게 약을 가져다 드리려고요..." 라고 대답합니다. 

 

바로 그 순간 근처에서 허름한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아저씨가 끼어듭니다 "잠깐만요! 얘야, 어머니가 어디가 아프시니?" 소년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소년의 사정을 눈치챈 식당 주인은 아무 말 없이 약국 주인에게 약값을 대신 치렀습니다. 그리고 소년과 비슷한 또래의 딸에게 식당에서 야채수프를 가져오라고 시킵니다. 잠시 아저씨와 눈을 맞춘 소년은 부끄러움에 고맙다는 인사도 못 하고 약과 수프가 담긴 비닐봉지를 받아 들고 집을 향해 골목길을 도망치듯 뛰어갔습니다.

 

어느덧 30년이란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식당 주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집니다. 응급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겨진 식당 주인아저씨와 그 곁을 지키는 딸의 애타는 모습이 보입니다. 병원은 딸에게 아버지의 병원비를 청구하였는데 한화로 환산할 때 무려 2,700만 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습니다.

 

병원비 마련에 전전긍긍하던 딸은 결국 가게를 급매물로 내놓습니다. 다시 힘없이 병원으로 돌아온 딸은 아버지 침상 곁을 지키다 잠이 듭니다. 그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병상 위에 놓여있는 병원비 청구서에서는 금액이 '0'으로 바뀌어있었습니다. 청구서 뒤에는 조그만 메모지 한 장이 붙어있었습니다.

 

"당신 아버지의 병원비는 이미 30년 전에 지불됐습니다. 세 통의 진통제와 맛있는 수프와 함께요~, 안녕히 계세요. 안부를 전합니다.“

 

그 순간 딸의 뇌리에는, 바로 30년 전 약을 훔치다 붙잡혀 어려움에 처했던 한 소년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때 그 소년이 어엿한 의사로 성장해 바로 아버지의 주치의를 맡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의사는 정성스레 30년 전 자신을 돌봐 주었던 식당 주인 할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핍니다.

 

"베푸는 것이 최고의 소통입니다. (Giving is the Best Communication)"라는 자막과 함께 이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정득재목사.2021-03-23(D3), '베푸는 것의 가치'

Posted by bygracet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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