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레6.심화
2. ‘왜 제단의 불은 밤새도록, 끊임없이 꺼지지 않아야 했을까?’
레6에서 가장 강렬하게 반복되는 명령은 ‘불을 끄지 말라’는 것입니다. 번제물은 밤새도록 제단 위에 있고, 불은 아침까지 타고 있어야 합니다. 제사장은 아침마다 나무를 더 놓아야 하며, 13절에서는 마침내 ‘불은 끊임이 없이 제단 위에 피워 꺼지지 않게 할지니라’고 선언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스베덴보리의 해설이 놀랄 만큼 직접적입니다. ‘아르카나 코엘레스티아’(Arcana Coelestia, 1749-1756, AC) 2177(창18:6)은 레6:13-17을 직접 인용한 뒤, 제단에서 계속 타야 했던 불은 ‘주님의 사랑, 곧 영원하고 영속적인 주님의 자비’를 표상했다고 설명합니다. AC.6832(출3:2) 역시 레6:12-13을 직접 인용하면서 이 영속적인 불이 신적 사랑을 표상했다고 밝힙니다.
따라서 이 말씀을 처음부터 ‘우리의 신앙 열심을 절대로 식히지 말라’는 명령으로 읽으면 중심이 인간에게 옮겨집니다. 제단의 불이 가장 먼저 나타내는 것은 인간의 사랑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입니다. 꺼지지 않는 것은 우리의 감정이 아니라 주님의 자비입니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인간의 영적 상태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뜨거울 때도 있고 차가울 때도 있으며, 밝은 아침 같은 때도 있고 긴 밤 같은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밤이 되었다고 제단의 불까지 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 주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때에도 주님의 사랑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제사장은 ‘아침마다’ 나무를 불 위에 놓습니다. 주님의 사랑은 영원하지만 인간에게는 날마다의 응답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어제의 예배로 오늘을 살 수 없고, 십 년 전의 뜨거웠던 체험으로 오늘의 악을 이길 수도 없습니다. 매일 말씀 앞에 서고, 오늘 보이는 악을 피하며, 오늘 행할 선을 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거듭남에는 두 방향이 동시에 있습니다. 하나는 위에서 아래로 끊임없이 오는 주님의 사랑과 자비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랑을 날마다 받아들이고 응답하는 인간의 자유입니다. 전자가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후자가 없다면 주님의 사랑은 우리 안에서 삶이 되지 못합니다.
결국 ‘꺼지지 않는 불’은 레6 전체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훔친 것을 돌려주고, 악과 거짓에서 정결하게 되고, 주님의 선을 받아 자기 것으로 삼을 수 있는 이유는 그 모든 과정 아래에서 주님의 사랑이 한순간도 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불이 꺼질 때조차 주님의 불은 꺼지지 않습니다. 거듭남은 바로 그 영원한 불에 날마다 다시 자신의 삶을 가져가는 과정입니다. (SW.레6 심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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