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 (창2:1)
AC.83
‘하늘과 땅과 그 모든 만상’(heavens and the earth and all the army of them)은 사람이 ‘여섯째 날’(sixth day)이 되었을 때 ‘다 이루어졌다’(finished)고 합니다. 그때 신앙과 사랑이 하나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신앙과 사랑이 하나를 이룰 때에는 신앙이 아니라 사랑이, 다시 말해 영적인 것이 아니라 천적인 것이 주된 것이 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천적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The “heavens and the earth and all the army of them” are said to be “finished,” when man has become the “sixth day,” for then faith and love make a one. When they do this, love, and not faith, or in other words the celestial principle, and not the spiritual, begins to be the principal, and this is to be a celestial man.
해설
AC.83은 창2:1의 ‘다 이루어지니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한 단계 더 설명합니다. AC.82에서는 사람이 이제 ‘여섯째 날’이 될 만큼 영적으로 되었으며, ‘하늘’은 그의 속 사람, ‘땅’은 그의 겉 사람이고, ‘그 모든 만상’은 사랑과 신앙 및 그것들에 관한 앎들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AC.83에서는 왜 이 모든 것이 사람이 ‘여섯째 날’이 되었을 때 ‘다 이루어졌다’고 하는지를 밝힙니다. 그 이유는 그때 신앙과 사랑이 하나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다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람의 거듭남에 더 이상 아무 변화도 남아 있지 않은 절대적인 완성을 뜻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설명에서 사랑이 주된 것이 ‘되기 시작한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섯째 날에는 창1에서 다루어 온 영적 인간의 형성이 하나의 완성에 이르면서 동시에 천적 인간의 상태로 들어가는 새로운 전환이 시작됩니다.
그 전환의 핵심을 스베덴보리는 ‘신앙과 사랑이 하나를 이룬다’고 표현합니다. 이것은 AC.81에서 영적 인간과 천적 인간을 비교한 내용과 직접 연결됩니다. 영적 인간은 영적이고 천적인 진리와 선을 인정하지만 사랑에서라기보다는 신앙의 원리로부터 그렇게 하고, 또한 그 신앙으로부터 행합니다. 반면 천적 인간은 영적이고 천적인 진리와 선을 믿고 퍼셉션하며, 사랑에서 나오는 신앙 외에는 다른 신앙을 인정하지 않고 사랑으로부터 행합니다.
따라서 영적 인간에서 천적 인간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신앙을 버리고 사랑만 남기는 것이 아닙니다. AC.83은 신앙과 사랑 가운데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하나를 이룬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달라지는 것은 그 둘의 관계입니다. 신앙과 사랑이 하나를 이룰 때 사랑이 주된 것이 되기 시작합니다.
스베덴보리는 이것을 다시 ‘신앙이 아니라 사랑이’, ‘영적인 것이 아니라 천적인 것이’ 주된 것이 된다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신앙이 아니라’라는 말을 신앙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바로 앞 문장에서 신앙과 사랑이 하나를 이룬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천적 인간에게도 신앙이 있지만, AC.81에서 이미 보았듯 그것은 ‘사랑에서 나오는 신앙’입니다.
마찬가지로 ‘영적인 것이 아니라 천적인 것이 주된 것이 된다’는 말도 영적인 것이 제거되거나 무가치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번호의 초점은 무엇이 없어지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주된 것’이 되는가에 있습니다. 신앙과 사랑이 함께 있으면서 사랑이 주된 것이 되고, 바로 이것을 스베덴보리는 천적 인간이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점은 AC.77에서 생명나무는 사랑을, 지식의 나무는 신앙을 의미한다고 했던 설명과도 연결됩니다. 사랑과 신앙은 모두 천적 인간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지식의 나무가 신앙을 의미한다는 사실만으로 신앙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도 다시 확인됩니다. 다만 AC.83에서는 아직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문제나 이후의 타락을 설명하고 있지 않으므로, 신앙이 사랑에서 분리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해당 본문의 설명을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되기 시작한다’는 표현도 중요합니다. 스베덴보리는 사랑이 주된 것이 ‘된다’고만 하지 않고 ‘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여섯째 날과 일곱째 날을 서로 완전히 단절된 두 상태처럼 생각하기보다, 여섯째 날에 신앙과 사랑이 하나를 이루면서 사랑이 주된 것이 되기 시작하고, 이어지는 일곱째 날에서 천적 인간의 상태가 더 분명하게 나타나는 흐름으로 읽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므로 AC.83에서 ‘여섯째 날’의 완성은 끝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작입니다. 창1에서 형성되어 온 영적 인간에게 신앙과 사랑이 하나를 이루면서 그 안의 질서가 변화하고, 사랑 곧 천적인 것이 주된 것이 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창1의 여섯째 날에서 창2의 천적 인간으로 이어지는 전환입니다.
여기서 천적 인간을 단순히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고 이해해서도 안 됩니다. AC.83이 말하는 것은 감정의 강도가 아닙니다. 신앙과 사랑이 하나를 이루고 그 하나 됨 가운데 사랑이 주된 것이 되는 내적인 질서입니다. 따라서 이 번호의 핵심을 단순히 ‘사랑이 신앙보다 중요하다’고 요약하면 원문의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AC.82와 AC.83을 함께 읽으면 창2:1의 속뜻이 상당히 분명해집니다. ‘하늘’은 속 사람이고 ‘땅’은 겉 사람이며, ‘그 모든 만상’은 사랑과 신앙 및 그것들에 관한 앎들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다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람이 ‘여섯째 날’이 되어 신앙과 사랑이 하나를 이루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 하나 됨 가운데 사랑이 주된 것이 되기 시작하며, 바로 이것이 천적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AC.83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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