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레8 심화
5. ‘왜 위임식은 하루가 아니라 이레 동안 계속되었을까?’
레8의 모든 의식이 끝났는데도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곧바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위임식이 끝나는 날까지 이레 동안은 회막 문에 나가지 말라’고 하시며, 다시 ‘칠 주야를 회막 문에 머물라’고 명령하십니다. 왜 제사장 위임에는 이레가 필요했을까요?
여기에는 매우 분명한 원전이 있습니다. ‘아르카나 코엘레스티아’(Arcana Coelestia, 1749-1756, AC) 9228(출22:30)은 ‘일곱’이 완전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설명하면서 바로 레8:33-34를 직접 인용합니다. 제사장으로 위임받은 사람들이 이레 동안 회막을 떠나지 않았던 것도 바로 이 완전성과 충만함을 표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AC.10102(출29:30)도 같은 원리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이레’는 ‘충만하고 완전한 인정과 받아들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레 동안의 위임은 단순히 일주일간의 훈련 기간이 아니라 주님에게서 오는 신적 선과 진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하나의 완전한 상태를 표상합니다.
이것은 거듭남에 매우 중요한 사실을 보여 줍니다. 영적 변화는 한순간의 결단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어떤 진리를 깨닫고 크게 감동했다고 해서 그 진리가 즉시 우리의 의지와 삶 전체에 자리 잡는 것은 아닙니다. 진리는 반복해서 받아들여지고, 시험을 통과하고, 실제 행동으로 내려오면서 비로소 삶이 됩니다.
그래서 레8에서는 하루 동안 엄청난 의식이 진행된 뒤에도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셈입니다. 씻었고, 옷을 입었고, 기름을 부었고, 피를 발랐고, 제물을 손에 받았지만 그것이 완전한 상태로 자리 잡기까지 이레의 충만함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서도 그렇습니다. 어떤 설교를 듣고 ‘이제부터 이렇게 살아야겠다’고 결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진리가 실제 성품이 되려면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같은 진리를 선택해야 합니다. 한 번의 깨달음이 반복되는 선택을 통해 삶의 형태가 되는 것입니다.
‘회막 문을 떠나지 말라’는 말씀도 이 맥락에서 인상적입니다. 위임의 상태가 완성되기 전에 자기 마음대로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입니다. 주님의 임재와 말씀의 질서 안에 머물면서 받은 것을 충분히 자기 삶에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거듭남에는 그래서 ‘머무름’이 있습니다.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알고 싶어 하지만 때로는 이미 받은 하나의 진리 안에 충분히 오래 머물러야 합니다. 용서하라는 진리를 알았다면 그것을 실제 용서가 될 때까지, 이웃을 사랑하라는 진리를 알았다면 그것이 실제 체어리티가 될 때까지 그 말씀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이레가 지나면 여덟째 날이 옵니다. AC.9228은 일곱이 완성된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에 여덟째 날은 그 다음 새로운 상태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설명합니다. 바로 다음 레9이 ‘여덟째 날’로 시작한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닙니다. 레8의 이레 동안의 위임이 완성된 뒤 레9에서는 실제 제사장 사역이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레8의 이레는 기다림의 시간이 아니라 형성의 시간입니다. 주님께서 인간을 어떤 쓰임에 사용하시기 전에 선과 진리가 그 사람 안에서 충분히 받아들여지고 하나의 삶이 되게 하시는 과정입니다. 참된 위임은 순간적인 임명이 아니라 주님에게서 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하나의 완성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 충만함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새로운 ‘여덟째 날’, 곧 실제 쓰임의 새로운 상태가 시작됩니다. (SW.레8 심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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