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가장 내적(內的, internal) 속성 두 가지 중 하나인 이노센스(innocence, 純眞無垢, 天眞爛漫)' (2022/10/6)
※ 책, ‘천국과 지옥’(스베덴보리 저, 김은경 역) 31장, ‘천국 천사들의 순진무구한 상태’(The State of Innocence of Angels in Heaven) 요약
천국의 가장 내적 속성 두 가지는 ‘이노센스’와 ‘평화’입니다. 이 둘을 ‘가장 내적 속성’이라 하는 이유는 이 둘이 주님으로부터 직접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둘을 한 번에 말씀드리기엔 내용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오늘은 ‘이노센스’만 나누겠습니다.
이노센스는 사람 안에 천국이 담기는 바탕입니다. 이노센스는 지혜를 거처로 삼으며, 천사는 그 순진한 정도만큼만 지혜롭다고 합니다.
다음은 이 이노센스 상태에 있는 천사들의 특징입니다.
1. 천사들은 어떤 선한 것도 제게서 나온 것으로 여기지 않고, 모든 것을 받은 것으로 여기며, 그 근원을, 그 공(功)을 오직 주님께만 돌립니다.
2. 천사들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매사 주님의 인도하심 받기를 원합니다.
3. 천사들은 모든 선한 것을 사랑하고, 모든 진리에서 기쁨을 얻습니다. 선을 사랑하는 것, 즉 선을 의도하고 행하는 것이야말로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진리를 사랑하는 것은 이웃을 사랑하는 것, 곧 체어리티(charity)임을 알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4. 천사들은 많든 적든 자기가 가진 것으로 만족해합니다.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만 주어진다는 것을, 즉 조금 필요한 사람은 조금 받고, 많이 필요한 사람은 많이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5. 천사들은 무엇이 자기에게 좋은지 자기는 모른다는 것! 오직 모든 것을 살피시고, 영원한 것을 섭리하시는 주님만이 아신다는 사실을 또한 알고 있습니다.
6. 천사들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도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이들은 ‘내일 염려’라 부르며, 그것은 삶에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잃거나 못 받을까 봐 근심하는 일이라고 정의합니다.
7. 천사들은 대인관계에서 절대 악한 의도로 행동하지 않으며, 오직 선하고 공정하고 정직한 의도로 행동합니다. 악한 의도로 행동하는 것을 이들은 ‘교활함’이라 부르며, 뱀의 독처럼 기피합니다. 이는 이것이 이노센스에 완전히 대립되기 때문입니다.
8. 천사들은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것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이들은 자기들이 받는 모든 것의 근원을 주께 돌리기 때문에, 자기 본성으로부터 떨어져 있습니다. 이들이 자기 본성에서 떨어져 있는 정도만큼 주님은 이들에게 들어가십니다.
9. 천사들은 그 결과, 말씀이나 설교를 통해 주님의 말씀을 들으면 이들은 기억에 저장하지 않고 즉시 순종합니다. 즉 말씀대로 의도하고 실천합니다. 이들에게는 의지(will) 자체가 기억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제가 살짝 살을 붙인 글이지만 그래도 거의 다 위 31장에서 차용한 것입니다.
이들은 겉으로는 대체로 단순해 보입니다. 그러나 내적으로는 아주 지혜롭고 분별력이 있습니다.
다음 말씀은 이들을 가리키신 것입니다.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마10:16)
이노센스는 지혜를 이루는 모든 선과 진리를 받는 근본입니다. 하늘의 지혜를 원하십니까? 주님의 선과 진리, 곧 주님의 신성에 주목하시며, 또한 이노센스, 곧 순진무구한 사람이 되는 일에 전념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은 진리를 하나도 모르며, 스스로는 선을 행할 수도 없고, 오직 주님에 의해서만 행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 이런 마음가짐이 없으면 아무도 천국에서 오는 것을 받지 못합니다. 이것이 지혜로운 이노센스의 핵심입니다.
천국에서는 모두가 순진합니다. 그곳 모두는 주님의 인도하심 따르는 것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천사는 순진한 정도만큼 천국, 즉 신적 선과 신적 진리 안에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안에 있는 것이 천국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삼층천, 가장 내적 천국 천사들은 이노센스의 셋째 단계인 가장 내적 단계, 천국의 무구(無垢)함 그 자체 안에 있습니다. 이들은 아이들이 아버지에게 인도받는 것을 사랑하는 것처럼 주님에게 인도받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더 사랑하며, 그래서 이들은 주님에게 직접 듣거나 말씀과 설교를 통해 간접적으로 듣는 신적 진리를 바로 의지 속으로 받아들여 행동에 옮겨 자신들의 삶이 되게 합니다. 이들의 이런 특성 때문에, 이들은 무구함의 원천이신 주님께 가장 가까이 있으며, 또 자기 본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주님 안에’ 삽니다. 이들은 겉보기와는 달리 천국에서 가장 지혜로운 천사들입니다. 이들이 지혜가 하나도 자기들한테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인데, 이걸 확실히 아는 게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들은 자기들이 아는 건 자기들이 모르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님도 알며, 아주 확실히 압니다. 이런 사실을 아는 게 지혜의 첫걸음입니다. 천사들도 옷을 입습니다만 이들 삼층천 가장 내적 천사들은 옷을 입지 않습니다. 벌거벗음은 순진함, 이노센스에 상응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선이 참으로 선이 되려면 그 안에 순진함, 이노센스가 있어야 합니다. 지혜도, 사랑도, 타인을 위하는 마음, 곧 이타심이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순진함이 없는 사람, 이노센스의 사람이 아닌 사람은 천국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다음은 주님 말씀입니다.
...어린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막10:14-15)
여기 ‘어린아이’가 바로 순진한 사람, 이노센스의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노센스에 의해서만 진리는 선에, 선은 진리에 결합될 수 있습니다. 천사도 이노센스가 없으면 천사가 아닙니다. 그의 선과 진리가 천국적 결혼으로 결합되지 않은 사람 안에는 천국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참된 결혼애(結婚愛, Conjugial Love)는 이노센스에서 생겨납니다. 참된 결혼애는 남편과 아내의 마음이 선과 진리의 결합 안에 있을 때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참된 결혼애 안에 있는 부부간에는 애들 같은 천진난만한 장난스러움이 있습니다.
모든 순진함, 이노센스는 오직 주님으로부터 옵니다. 그래서 말씀에서 주님을 가리켜 ‘어린 양’이라 하신 것입니다.
이노센스는 천국 모든 선의 가장 내적인 속성이어서 마음을 얼마나 내적으로 감동하게 하는지... 이 이노센스를 느끼는 사람은 더 이상 자기가 자신의 주인이 아닌 것 같고, 너무도 감명을 받아 이 세상 어느 기쁨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에 그만 넋을 잃을 정도가 된다고... 주님의 허락으로 가장 내적 천국 천사가 가까이 올 때 이런 걸 경험하신 분의 이야기입니다.
순진성, 이노센스의 선을 지닌 사람은 누구나 이노센스에 감동합니다. 그 감동하는 정도는 그가 이노센스의 선을 지닌 정도만큼입니다. 하지만 이노센스, 순진성의 선이 없는 사람은 순진함에 감동하지 않습니다. 지옥에 있는 모두는 순진함에 대해 완전히 적대적이어서 순진한 사람을 보면 해악을 끼치고픈 마음이 끓어오릅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린아이를 보고 못 견뎌 하는 것입니다...
네, 천국의 가장 내적 속성 중 하나인 ‘이노센스’(innocence, 순진무구)에 대해서는 이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수많은 주장과 입장, 생각과 설교, 권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어느 것이 진짜인지, 어느 것이 참으로 주님으로 말미암음인지를 아는 한 가지 키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오늘 나눈 이 ‘이노센스’이지 싶습니다. 그 주장 안에, 그 입장 안에, 그 생각과 설교, 권면 안에 이 ‘이노센스’가 있는지, 위 천국 천사들의 이노센스, 곧 주님으로부터 직접 나오는 이 ‘이노센스’가 있는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이것이 있으면 진짜이지만, 이것이 없으면 가짜입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걸 살필 수 있는 약간의 영적 역량조차도 우리에겐 거의 없는 게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