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87 심화

1. ‘선한 영들’은 누구인가?

 

AC.87을 읽으면 ‘악한 영들은 물러가고 선한 영들이 가까이 오며, 천적 천사들도 가까이 온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앞의 AC.50에서는 사람마다 적어도 두 영과 두 천사가 함께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 ‘두 영’을 악한 영들로 이해했다면 여기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AC.87의 선한 영들은 갑자기 어디에서 등장한 것인가?’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앞에서 가졌던 전제 하나를 바로잡는 것이 좋습니다. ‘영들’이라는 말 자체를 언제나 ‘악한 영들’과 같은 뜻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AC.87만 보아도 스베덴보리는 악한 영들과 선한 영들을 분명히 구별합니다. 따라서 어떤 번호에서 단순히 ‘영들’이라고 했을 때 그것을 자동으로 악한 영들이라고 확정하기보다, 그 번호의 문맥과 스베덴보리의 직접 설명을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AC.50의 ‘두 영’에 대한 앞선 설명도 수정해서 이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AC.50이 사람과 영계 및 천국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영들’과 ‘천사들’을 구별했다고 해서, 거기서 말한 ‘영들’이라는 명칭 자체가 곧 ‘악한 영들’을 뜻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영’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선악을 확정하는 명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AC.87은 같은 ‘영들’ 가운데 ‘악한 영들’과 ‘선한 영들’을 명시적으로 구별하여 말합니다.

 

그렇다면 AC.87에서 왜 선한 영들과 천적 천사들을 따로 말할까요? 여기서는 원문이 말하는 데까지 정확히 따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이 천적 인간이 될 때 악한 영들은 물러가고 선한 영들이 가까이 오며 천적 천사들도 가까이 옵니다. 그리고 이들이 함께 있을 때에는 악한 영들이 도저히 머물 수 없어 멀리 달아납니다. 따라서 이 번호에서 ‘선한 영들’과 ‘천적 천사들’은 같은 명칭으로 묶이지 않고 서로 구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AC.87 한 번호만 가지고 이 두 부류의 존재론적 차이와 영계에서의 정확한 위치, 역할, 상태를 모두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영들은 천사들보다 아래 단계의 존재들이다’,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의 존재들이다’, ‘선한 영들은 인간을 더 나은 상태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는 식으로 전체 구조를 먼저 완성하면 AC.87이 직접 말하지 않은 내용까지 섞일 수 있습니다. 그러한 구별은 스베덴보리가 영들의 세계와 천국, 영들과 천사들의 상태를 직접 설명하는 곳에서 차례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AC.87에서 지금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충분합니다. ‘영들’이라는 말은 곧 ‘악한 영들’이라는 고정된 뜻이 아니며, 스베덴보리는 여기서 악한 영들과 선한 영들을 분명히 구별합니다. 또한 선한 영들과 천적 천사들도 서로 구별하여 말합니다. 그러므로 AC를 읽을 때 ‘영’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미리 정해 둔 하나의 뜻을 기계적으로 대입하기보다, 그 문맥에서 어떤 영들을 말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용어 문제를 넘어 앞으로 AC를 읽는 데 중요한 원칙이 됩니다. 우리가 상응을 고정된 사전처럼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과 마찬가지로, 영계의 존재들을 가리키는 명칭도 한 번 정한 설명을 모든 번호에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AC.50은 AC.50의 문맥에서, AC.87은 AC.87의 문맥에서 먼저 읽어야 하며, 여러 번호가 충분히 쌓였을 때 스베덴보리 자신이 보여 주는 전체 구조를 따라 정리해야 합니다.

 

따라서 ‘선한 영들은 갑자기 어디에서 등장했는가?’라는 질문에 지금 가장 정확하게 답하면 이렇습니다. 선한 영들이 AC.87에서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앞서 ‘영들’을 너무 빨리 ‘악한 영들’로만 한정해서 이해했던 것입니다. AC.87은 그 이해를 바로잡아 줍니다. 영들 가운데 악한 영들도 있고 선한 영들도 있으며, 이 번호에서는 천적 인간에게서 악한 영들은 물러가고 선한 영들과 천적 천사들이 가까이 온다고 스베덴보리가 직접 말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더 자세한 영들과 천사들의 질서는 앞으로 스베덴보리 자신이 그것을 열어 줄 때 따라가면 됩니다. (AC.87 심화 1)

 

 

 

AC.87, 창2:2-3, '사람을 위하여 주님 홀로 싸우셨으므로 주님께서 쉬셨다고 한다'

2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3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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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3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 (창2:2, 3)

 

AC.87

천적 인간이 ‘안식일’(sabbath), 곧 ‘안식’(rest)인 또 하나의 이유는 그가 천적 인간이 될 때 싸움이 그치기 때문입니다. 악한 영들은 물러가고 선한 영들이 가까이 오며, 천적 천사들도 가까이 옵니다. 이들이 함께 있을 때에는 악한 영들이 도저히 머물 수 없어 멀리 달아납니다. 그리고 싸움을 수행한 것은 사람 자신이 아니라 사람을 위하여 주님 홀로이셨기 때문에, 주님께서 ‘쉬셨다’(rested)고 합니다. Another reason why the celestial man is the “sabbath,” or “rest,” is that combat ceases when he becomes celestial. The evil spirits retire, and good ones approach, as well as celestial angels; and when these are present, evil spirits cannot possibly remain, but flee far away. And since it was not the man himself who carried on the combat, but the Lord alone for the man, it is said that the Lord “rested.”

 

해설

AC.87은 천적 인간을 ‘안식일’, 곧 ‘안식’이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밝힙니다. 그가 천적 인간이 될 때 싸움이 그치기 때문입니다. AC.84에서는 ‘모든 싸움이 그친다’는 사실을 말했고, AC.85에서는 여섯 날의 싸움과 수고 뒤에 평화의 상태가 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는 그 싸움이 그칠 때 영계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보여 줍니다. 악한 영들은 물러가고 선한 영들과 천적 천사들이 가까이 오며, 이들이 함께 있을 때 악한 영들은 머물지 못하고 멀리 달아납니다.

 

그러나 AC.87의 가장 중요한 설명은 마지막 문장에 있습니다. 앞선 여섯 날 동안 싸움이 있었지만, 그 싸움을 실제로 수행한 것은 사람 자신이 아니라 ‘사람을 위하여 주님 홀로’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싸움이 끝났을 때 말씀은 사람이 쉬었다고 하지 않고 주님께서 ‘쉬셨다’고 합니다. 창조의 여섯 날을 사람의 거듭남으로 읽으면서도 그 거듭남의 근원적인 행위자를 사람 자신에게 돌려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사람이 거듭남의 과정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AC.81에서도 영적 인간은 실제로 ‘싸움 가운데 있으며 언제나 승리한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싸움을 경험하고 악과 거짓에 맞서며 주님께서 주시는 선과 진리에 따라 살아가지만, 그 싸움에서 악을 이기게 하는 능력의 근원은 사람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AC.87이 강조하는 것은 인간의 경험과 응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승리의 능력과 공로를 주님께 돌리는 것입니다.

 

또한 악한 영들이 물러가고 선한 영들과 천적 천사들이 가까이 온다는 설명은 천적 인간의 안식이 단순한 심리적 평온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스베덴보리가 묘사하는 인간의 거듭남은 영계와 분리된 인간 내부만의 변화가 아닙니다. 사람이 천적 상태에 이르면서 그와 함께하는 영적 환경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악한 영들의 공격이 물러가면서 싸움의 상태도 그칩니다.

 

따라서 AC.87에서 ‘주님께서 쉬셨다’는 것은 주님께서 피곤하여 활동을 중단하셨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을 위하여 싸우신 분이 주님 홀로이시므로 그 싸움이 그친 상태를 주님의 안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AC.84에서 시작된 ‘왜 주님께서 쉬신다고 하는가?’라는 질문은 여기에서 가장 직접적인 답에 이릅니다. 여섯 날의 싸움도 주님의 역사이고, 그 싸움이 끝나 천적 인간의 평화에 이른 것도 주님의 역사이므로, 그 완성된 상태가 주님의 ‘안식’입니다. (AC.87 해설)

 

심화

1. ‘선한 영들’은 누구인가?

 

AC.87 심화 1, ‘선한 영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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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88, 창2:2-3, ‘새 창조, 곧 거듭남은 주님 홀로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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