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오늘 이 지면에서 나를 쫓아내시온즉 내가 주의 낯을 뵈옵지 못하리니 내가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될지라 무릇 나를 만나는 자마다 나를 죽이겠나이다 (창4:14)
AC.388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fugitive and a wanderer in the earth)가 된다는 것은 앞에서와 같이 무엇이 진리고 선인지 알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To be a “fugitive and a wanderer in the earth” means as before not to know what is true and good.
해설
AC.388은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된다는 것이 ‘앞에서와 같이 무엇이 진리고 선인지 알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짧게 확인합니다. 여기서 ‘앞에서와 같이’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이 표현의 의미는 이미 AC.380에서 처음 제시되었고, AC.382에서는 예레미야애가, 아모스, 호세아, 예레미야, 이사야의 여러 구절을 통해 자세히 확증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번호에서 스베덴보리는 같은 설명을 반복하지 않고 그 의미를 창4:14에 그대로 적용합니다.
이 짧은 문장은 바로 앞의 AC.386-387과 함께 읽을 때 더욱 분명해집니다. AC.386에서는 ‘지면에서 쫓겨나는 것’이 교회의 모든 진리에서 분리되는 것이라고 했고, AC.387에서는 ‘주의 얼굴을 뵈옵지 못하는 것’이 사랑의 신앙에 속한 모든 선에서 분리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AC.388에서는 그 결과를 ‘무엇이 진리고 선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진리에서 분리되고 선에서 분리되면 결국 선과 진리를 분별할 방향 자체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알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히 종교적 지식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인으로 표상되는 사람들에게 신앙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문제는 신앙을 체어리티에서 분리했다는 데 있었습니다. 교리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살아 있게 하는 체어리티를 잃으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 무엇이 참된 진리이고 무엇이 참된 선인지 분별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스베덴보리가 말하는 영적인 ‘유리함’입니다.
따라서 ‘피하며 유리한다’는 것은 단순한 방황이 아니라 영적 중심과 방향을 잃은 상태입니다. AC.382에서 물을 찾아 이 성읍에서 저 성읍으로 유리하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이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체어리티에서 분리된 신앙은 계속 진리를 찾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진리가 지향해야 할 선을 잃었기 때문에 어디에서 참된 만족을 얻어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AC.388이 이 설명을 길게 반복하지 않는 데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이미 앞에서 충분히 확증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그 결과를 전체 흐름 속에서 보라는 것입니다. ‘교회의 진리에서 분리됨’, ‘사랑의 신앙의 선에서 분리됨’, ‘선과 진리를 알지 못함’은 서로 별개의 세 가지 형벌이 아닙니다. 하나의 영적 붕괴를 서로 다른 측면에서 설명하는 연속된 상태입니다. 신앙을 체어리티에서 분리한 결과 신앙이 더 순수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과 진리 모두를 잃고 방향 없이 유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번 번호의 핵심은 짧지만 분명합니다. 참된 신앙은 체어리티와의 결합 안에서만 선과 진리를 제대로 분별할 수 있습니다. 진리는 선을 향하고, 선은 진리를 통하여 형태를 얻습니다. 이 둘의 결합이 깨어지면 사람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영적으로는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 가인의 유리함은 바로 체어리티에서 분리된 신앙이 결국 어디에 이르는지를 보여 주는 표상입니다.
AC.389, 창4:14, ‘나를 만나는 자마다 나를 죽이겠나이다 - 체어리티를 잃으면 왜 악과 거짓에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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